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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강녕하세요

한정애입니다/한정애 단상

by 한정애 2012. 12. 3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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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이용해 2박3일 일정으로 부산과 봉하마을을 다녀왔습니다. 당초 예정은 광주를 방문해 하루 묵고 다음날 봉하를 거쳐 부산으로 이동하려 했습니다만, 남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소식과 오늘(31일) 내년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일정이 잡히는 바람에 부득이 광주 방문은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대선을 통해 보여주신 광주 전남지역의 고마운 마음에 조금이나마 제 성의를 드리려고 했는데 너무 아쉬웠습니다. 솔직한 심정은 한 분 한 분 안아드리고픈 그런 마음입니다.

어제 봉하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님, 그리고 명계남 선생님도 뵐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조용히 다녀가시는 모양입니다. 이심전심이란 게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겁니다. 이때가 되면 누군들 그분이 그립지 않겠습니까?

혹, 시간이 안돼서 못 다녀오신 분들을 위해 제가 대신 그분 소식을 전해드리자면, 눈이 제법 많이 내린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잘 계시더군요, 그분은. 그러니 너무 걱정들 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맘 푹 놓으세요.

돌아오는 길에는 잠시 부산역 한 커피숍에서 활발한 원폭2세 환우 활동을 하다가 끝내 유명을 달리하신 고 김형율씨의 아버님 김종대 선생님을 뵙고 일본 원폭 한인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문제 등과 관련해 잠시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마침, 내년 5월 고 김형율씨의 전기문삶은 계속되어야 한다」가 일본어로 번역되어 출판된다고 해서 현재 그 작업을 하고 계시는 일본인 시민운동가 아오야기 선생님도 함께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이 모두 정치 · 사회적으로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때, 시민레벨에서의 교류와 협력이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할 것이라는 말씀이 지금도 귓가를 맴도는군요.

올해는 이렇게 내년 새해인사를 대신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 한해도 이제 채 4시간도 남지 않았습니다만,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새해 인사를 드리는 첫 마디가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아 어색하고 그렇습니다. 희망찬 새해 맞이하시라는 말이 왜 이리도 힘들고 어려운가요?

아직도 이게 꿈이었으면 하고 바라고 계시는 분들 많으실 줄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가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이게 현실임을 알고 가슴이 쿵하고 무너져 내리는 듯한 경험을 몇 번이나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러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놓았던 정신줄 다시 다 잡고 희망을 준비하는 새해 맞으려 합니다. 역사의 진보를 믿고 가던 길 마저 가려고 합니다.

지치고 쓰려져 다시 일어설 기운조차 내기 힘드시겠지만, 여기저기서 건네 오는 따뜻한 손길들 서로 마주 부여잡고 다 같이 힘차게 떨쳐 일어서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는 새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아울러, 댁네 두루 평안하시고 강녕하시기를 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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