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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

한정애입니다/한정애 단상

by 한정애 2012. 10. 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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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소 뜬금없는 이야기로 들리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요즘 배우들은 참으로 연기를 잘 하는 것 같습니다. 맛깔 나는 연기라는 게 바로 저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주연급 배우들은 물론이고, 조연 또는 단역 배우들도 배역 불문하고 연기에 다들 물이 올랐다는 표현이 적절한 정도의 수준에 이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한류가 세계 속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현상들이 결코 우연이거나 운이 좋기 때문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확신을 갖게 해 주는 일들이 최근 들어 부쩍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시작된 이와 같은 현상은 이제 문화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영화분야의 김기덕 감독을 비롯해 드라마 대장금 등 수도 없이 많이 있습니다만, 그 중에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단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노래는 이제 빌보드차트 1위라는 이제껏 상상조차 못해봤던 대업을 목전에 둔 채 전 세계 사람들을 말춤 하나로 하나가 되게 만들고 있습니다. 싸이 자신도 말한바 있듯이 “누군가가 이뤄낼 것이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게 자신일 줄은 몰랐다”는 말 속에 묻어나는 진한 자신감에서 저는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당당함을 봤습니다.

 

 

영화 한 편, 노래 한 곡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관련분야 예술가들의 노력과 땀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그 작업에 참여하는 개개인 예술가들의 수준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지 않고서는 영화든 노래든 세계 속으로 파고들 수 없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은 이미 우리의 문화산업 수준 전반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문화는 공기와도 같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당연시하는 것 중에 하나가 어쩌면 공기라는 것 아닐까요? 너무나 당연해서 그 소중함을 순간순간 의식하며 살지는 않지만, 한순간이라도 그것이 없다면 우리가 살 수 없는 그런 것 말입니다. 문화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건, 일본에서건, 아니면 저 멀리 유럽에서건 이제 우리의 문화는 공기처럼 당연한 것 중의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자신들의 영화 중에 하나, 드라마 중에 하나, 노래 중에 하나가 되어 그들 삶 깊은 곳으로 파고들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그때가 되면 이게 한국문화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게 되겠지요. 그냥 당연한 자신들의 문화 중에 하나라고 느끼며 그렇게 향유하며 살게 될 겁니다. 마치, 우리가 우리 속에 깊이 박혀있는 할리우드 문화에 익숙해져 의식하지 못한 채 향유하며 사는 것 - 옳고 그름을 떠나 - 처럼 말입니다. 한류가 그렇게 되는 날 또한 반드시 오리라 확신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더 많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예술가분들의 부단한 노력을 기대해 봅니다.

 

  2.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는 임금. 저에게도 그런 임금님이 계셨습니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내 살아생전에 그런 고귀한 뜻을 가진 분의 백성일 수 있었다는 사실을 몹시도 감사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영화, 광해. 주말 저녁 다소 늦은 관람을 했습니다. 추석 연휴에 보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평일에는 워낙 시간을 낼 수 없어 미루고 미루다 보니 어제서야 그 뜻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뭐, 내용이야 다들 아시는 것이고, 역사시간을 통해서 배운 것도 있으니 광해 할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정도는 대충 알고들 계실 겁니다. 그래서 내용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역사드라마를 볼 때면, 참으로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는 순간들이 아주 많습니다. 저도 이 영화 ‘광해‘를 보면서 많이 울었는데요. 그 울음은 슬픔이나 안타까움에 의해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화가 나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흐르는 눈물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니 오천년 역사를 관통해 지금껏 끊임없이 흐르고 있는 지배층들의 강대국을 향한 사대주의 근성과 식민근성에 기인하는 그런 눈물 말입니다. 그래 놓고는 짐짓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서는 이러니 저러니하며 왈가왈부하는 꼴이라니 가증스럽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양아치 근성이라 하더군요. 정말 격하게 공감합니다.

영화 보는 내내, 먼저 가신 제 평생의 임금 한 분이 사무치게 그리웠습니다. 그분도 꽤나 많이 힘이 드셨겠구나 생각하니 또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그 그리움과 울분, 한 잔 탁배기로 달래고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중 광해의 말씀 한 구절을 옮겨 적는 것으로 제 생각을 대신할까 합니다.그대들이 말하는 사대의 예, 나에겐 사대의 예보다 내 백성들의 목숨이 백곱절 천곱절 더 중요하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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