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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우리말

한정애입니다/한정애 단상

by 한정애 2012. 10. 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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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입니다.

그런데 시대가 흐르면 흐를수록 한글날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 가는 것만 같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영어 · 중국어 · 일본어 등 외국어 잘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모두의 자랑거리가 되면서 왜 우리말 잘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들 그러려니 하며 무관심한지, 이 부분에 관해 다 같이 한 번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하는 은어의 무분별한 남발로 인해 우리말의 바른 표기조차 어려워하는 어린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하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은어 사용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바른 우리말 사용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 이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우리말을 비롯한 언어교육의 목표가 바르게 읽고 · 쓰고 · 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쪽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이와 병행해서 바른 우리말 사용을 위한 교육 역시 평행교육이라는 차원에서 함께 진행이 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말과 글은 우리 민족의 얼을 지켜주는 가장 소중한 재산입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저들은 우리민족의 혼과 얼을 말살시키기 위해 우리말 사용을 금지하고 창씨개명을 강요했습니다.

우리말과 우리글이 없는 '우리'를 생각해 보신 적 있습니까? 일제강점기로 인한 근대화의 수치가 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 실상은 그렇지도 않지만-, 그것은 근대화의 반대급부로 저들이 저지른 문화 말살정책으로 인해 민족의 혼이 괴멸상태에까지 이르렀던 것과는 절대로 비길 바가 못 됩니다.

해방 후, "일본 제국주의가 영원히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친일 부역행각에 나섰다"는 당대 지식인들의 궤변이 그 한 증거가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지식인이라는 자들도 그러한데 하물며 일반 백성들이야 오죽했겠습니까? 민족혼의 말살로 인한 정체성 상실의 폐해는 넓고 깊습니다. 어찌 이를 얄팍한 몇푼 경제적 수치와 비교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인간이 가축을 사육하는 이유는 고기와 젖 그리고 가죽을 얻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소나 돼지에게 "인간이 먹여 주고 재워주고 하니 인간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하면 납득하실 수 있겠습니까? 이미, 가축 사육의 목적 자체가 먹여주고 재워주기 위함이 아니기에 그 논리는 성립될 수 없습니다.

온갖 고난과 탄압을 이겨내고 지켜온 우리말, 한글입니다. 우리말을 바르고 정확하게 쓰는 것이 자랑인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우리말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 보냈으면 하는 희망사항을 여러분께도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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