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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한정애입니다/한정애 단상

by 한정애 2012. 3. 2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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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우리는 자본이 종교가 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돈이 지배하는 사회라는 말입니다, 돈 앞에서는 모든 것이 이해되고 용서되는, 그리고 거기서 수만은 반칙과 특권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일용할 양식과 생필품을 서로 맞바꾸어 갖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 놓은 종이쪼가리가 이제는 인간을 종속시키는 현실에 이른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이 될지, 우리의 젊은이들이 그걸 보고 무엇을 배울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직 하나 아파트값 올려주고, 경제 성장시켜 주고, 그래서 돈 많이 벌어 부자 되게 해주겠다는 사람에게 올인한 결과입니다.

신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정치를 한다 해도 지금과 같은 적자생존의 무한경쟁 체제 속에서 모두가 부자 되는 세상은 절대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 성인들의 사회가 이럴진대, 우리 젊은이들의 세상인들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우리 사회 청년들의 주 관심사는 일자리 · 개혁 · 소통 · 등록금 등으로 요약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압축 성장을 통해 경제적인 실적 쌓기에 치우치는 동안 우리사회는 ‘패자 부활의 기회조차 없는 정체된 사회’, ‘부모의 지위에 의해 계층 상승 기회가 결정되는 폐쇄적 사회’, ‘노력한 만큼 보상과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불평등한 사회’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먼저 성인 사회의 반칙과 특권부터 철폐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새 출발의 기회가 있는 사회

우리 청소년들은 자신의 행위 결과에 책임질 나이가 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승자냐 패자냐의 갈림길에 서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대학입시라는 게 그것입니다. 불행히도 지금까지 잘 해 오지 않았던 젊은이들에게 한 번 갈라진 그 길은 평생토록 만회하기가 쉽지 않은 벽이 되어 버립니다. 학벌이라는 울타리에 갇혀버리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청년이 된 후에도 그들은 하루하루를 파트타임으로 연명하는 불안정 고용 상태로 빠져버리고 맙니다.

이처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건너기 힘든 강이 내 앞에 놓여있다는 사실은 젊은이들을 좌절케 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런 사회에서 어떤 역동성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나라 서울대 신입생의 부모님 직업이 점차 전문직쪽으로 많아진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게 바로 성공(부)의 대물림이라는 것이지요. 지금 젊은 세대들이 중요하게 제기하고 있는 것은 기회와 경쟁의 공정성 문제입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패자부활이 아니라 '새출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우선은 대학진학 방법의 다양화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성적만이 아닌 다양하고 폭 넓은 선발방식에 의해 더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지금도 일부 시행되고는 있습니다만, 더욱 더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을 해서 사회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나이에 관계없이 언제고 다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직업 · 교육 제도의 정비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직업 교육의 중요성은 커지는데 반해 우리의 경우 직업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의 - 미국식의 - 일반 교육 체제가 더욱 심화되면서 고졸과 대졸을 일렬로 세워 경쟁을 시키기 때문에 더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시장이 다층화 돼서 다양한 영역으로 인력이 분산될 수 없기에 과도한 경쟁에 젊은 세대들이 내몰리는 상황인 것이므로 직업 교육의 정비가 뒤따라야 하며, 그 어떠한 직업에 종사하더라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 할 수 있는 보상이 - 학력에 따른 보상이 아닌 노동에 대한 보상이 -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점차 개인의 경쟁력이 중요시 되는 사회로 가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사회복지 정책 차원에서 개인 개개인의 경쟁력 제고와 능력 있는 인재 육성을 향한 노력은 한층 강화되어야 하겠지요.

그래서 자신의 인생에 걸쳐 적어도 몇번 정도는 새 출발이 가능한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 정도의 희망이나마 있어야 개인의 노력이 빛을 발할 것이고, 이로 인해 계층 간 갈등이 없는 역동적인 사회가 될 것이며, 그런 다이나믹함이 우리사회를 선진국의 모범국으로 만드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반칙과 특권이 없는, 기회와 경쟁의 공정이 보장되고, 교육과 직업훈련을 통한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로의 전환이 우리의 젊은이들을 희망으로 이끄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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