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수용자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본격적이고도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부모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 때문에 아이들이 정서적·경제적으로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다.(<주간경향> 1379호 참조)

 

법무부는 지난 626수용자 자녀 인권 보호 TF’를 발족했다. 법무부는 수용자 자녀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호는 절실하지만 제대로 된 법률이나 제도가 미비한 상황이라고 TF 발족 배경을 설명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부모의 잘못으로 아동의 인권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수용자 자녀들은 관련 법이 있어도 현장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령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는 신규 수용자에게 자녀가 있는 경우 아동의 보호조치를 요청하도록 수용자에게 안내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ㄱ씨는 60일 된 아이를 남겨두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당시 비혼모인 ㄱ씨와 비혼모 시설의 담당자가 재판정에 있는 사람들을 붙잡고 그럼 아이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지만 대답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다음날에도 이들은 구치소에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주말이라 업무를 처리할 수 없다거나, 아이를 돌볼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결국 아이는 시설의 담당자에게 맡겨졌다.

 

이번 기회에 현실적인 부분 개선돼야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현행법은 여성 수용자에 한해서만 직접 낳은 아이를 18개월간 양육할 수 있도록 한다. 남성 수용자는 대상이 아니다. 수용자 자녀를 지원하는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의 이경림 대표는 아빠가 혼자 있는 가정도 많은데 부모의 돌봄이 필요한 시기에 아이는 혼자 남겨진다이번 TF 활동을 통해 현실적인 부분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무부 TF 대외협력팀장인 서지현 검사는 본인의 죄가 아닌 선택할 수 없는부모의 죄로 인한 낙인과 편견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아이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이어 모든 아동은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라나야 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법무부에서 수용자 자녀 인권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기로 한 것은 시혜가 아니라 그러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를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교정시설 내 양육 유아 관련 법 개정 및 시설을 정비하고 전문 인력을 배치해 효율적인 보호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온라인 접견 시스템을 확대 적용하고 미성년 자녀가 있는지 여부를 의무적으로 확인토록 하는 등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도 움직임이 보인다. 한정애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법무부 TF,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입법조사처 등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수용자 아동 자녀의 세부 현황을 파악한 뒤 제도를 개선·보완한다는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수용자 자녀들이 정서적·경제적으로 방치되는 것 역시 큰 틀에서는 아동학대라며 하지만 수용자 자녀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없는 존재처럼 여겨진다. 이런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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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법무부 “수용자 자녀 지원, 시혜 아닌 아동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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