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전남CBS 성희롱 가해자를 도운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여수고용노동지청 등 노동당국의 문제를 지적했다.

 

전남CBS 성희롱 피해자는 수습 기간 중 성희롱 피해를 문제제기한 뒤 지난 201610월 정규직 전환에 실패했다. 전남CBS에서 수습PD가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은 건 이 사례뿐이어서 성희롱 문제제기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비판이 있었다. 피해자가 전남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통해 부당해고 결정을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있었다.

 

한 의원은 지난 16일 국정감사에서 사측이 PD에게 아나운서 평가 항목을 적용하면서 해고를 했다지노위원장은 앞길이 훤하다’ ‘좋은게 좋은거 아니냐’ ‘앞으로 두세 번 해고돼 이 자리에서 만날 게 뻔하다등의 발언을 하며 화해를 종용했다고 비판했다.

 

전남지노위는 성희롱 문제제기에 따른 보복성 해고가 아니라 절차 위반을 문제 삼아 부당해고로 판단했다. 이후 전남CBS는 피해자를 계약직으로 복직하라 강요했고 계약직을 거부했더니 다시 해고했다. 한 의원은 지노위가 판정을 잘못해 사측에 재해고할 기회를 부여했다지금 그 지노위원장은 노동부 본부에서 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출석한 박준성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성희롱 사건과 부당해고 사건이 복합돼 있는데 노동위원회에서는 원론적으로 성희롱 사건을 성인지 관점에서 보호함과 동시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노동자니까 노동자성을 보호하기 위해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가해자가 노동자이니 가해자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자 한 의원은 가해자는 해당 PD를 평가하는 사람이었다. 성희롱을 가한 당사자의 노동자성 여부가 걱정된다니 이게 무슨 얘기냐잘못한 것은 법적인 문제로 징계를 하면 되고, 지금은 피해자를 구제하지 못한 면을 지적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 의원은 지난 26일 환노위 국정감사에서는 전남CBS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피해자를 어떻게 해고해야 하는지 도운 이가 전직 여수지청장이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해당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을 담당한 곳이 여수지청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여수지청은 구제신청 사건처리를 지연했다. 지연 이유에 대해 묻자 여수지청 측은 고소고발이 아니라 진정사건이라 천천히 진행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피해자는 지난해 12월 여수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특이한 메모를 발견했다.

 

한 의원이 국감장에서 공개한 메모에는 전직 여수지청장이 전남CBS에 해고방식을 컨설팅한 내용이 꼼꼼하게 드러났다. ‘1·2차로 공격의 기회가 있다.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계약은 1231일에 만료되는데 그간 피해자가 아파서 요양했던 게 있으니 518일까지 연장해주겠다고 하고 연장서에 서명을 안 하면 거부했으니 계약해지 하고 서명하기로 하면 근로계약서가 아니라 기간제 근로계약서로 써야 한다등의 내용이 있었다.

 

메모를 보면 해당 해고컨설팅은 지난해 1121일 있었는데 전직 여수지청장은 같은해 930일까지 근무했던 사람이었다. 계약기간은 지난해 111일부터 20181031일까지이므로 여전히 해고 컨설팅 계약기간 중이다.

 

한 의원은 조아무개 전 여수지청장의 이력을 보면 죄다 광주청 산하에서 일했고, 여수지청에서는 3번이나 근무를 했다직전 지청장이 사측대리인을 하고 있는데 조사가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노동부가 지방조직을 중심으로 구성되다 보니 인사운영상 연고지를 중심으로 인사 이동하는 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며 양해를 구한 뒤 지난 4월 공인노무사 등과 같은 직무와 관련해 2년 이내 퇴직공무원이 사적 접촉시 신고하게 하는 행동강령을 마련했는데,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세밀하게 강구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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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한정애 의원, 전남CBS 성희롱 가해자 도운 노동부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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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취객을 찾아 번화가를 누비는 대리기사들, 고객들의 택배를 현관 앞까지 배송해 주는 택배기사들. 이들은 노동자일까 아닐까. 답은 후자다. 발주처에서 위탁·도급 등의 계약 형태로 일감을 받는 자영업자 신분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에 놓여 있다고 볼 여지가 크지만, 고용관계가 불분명해 현행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대신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대리기사·택배기사 같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은 합법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없는 노동자. 기존 노동관계법의 회색지대에 놓인 특수고용직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뭉쳐 사용자를 상대로 처우개선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노조할 권리를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대리운전 기사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신고를 낸 것을 시작으로 조만간 택배기사들도 정부에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노동계는 이들 특수고용직의 노조 인정 여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노조 조직률 향상 등 노동존중 정책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리기사·택배기사, “노조설립 신고 낼 것

 

28일 전국대리운전노조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리기사들의 생존권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단결할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절박한 과제라고 밝혔다. 대리운전업은 1990년대 이후 현재 전국적으로 활동 중인 대리기사가 20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전업 대리기사들도 7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에게 콜 알선을 하는 대리운전업체도 2만여개에 이른다. 대리운전노조는 “20여년간 지속된 요금 인하와 업체들의 수수료 인상 등으로 생존권이 위협 받고 있다야간노동, 장거리 도보이동 등으로 건강이 위협받고 있으며 주취 차주를 상대로 한 감정노동도 심하다고 했다.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대리기사들이 업체와 교섭을 벌여 임금·근로조건 향상을 얻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2005년 이후 지역별로 설립된 대리운전노조는 대구 지역을 제외하곤 모두 정부에서 노조 필증을 교부받지 못했다. 대리기사들은 업체로부터 직접 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손님에게 받는 금액 일부를 업체에 수수료로 지급하고 남은 수입을 자기 몫으로 가져가는데, 이같은 계약형태 때문에 노동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2년 전국 단위로 조직된 대리운전노조는 12개 지부에 걸쳐 1000여명이 가입돼 있으나 아직까지 법외노조신분이다. 사용자는 노조 설립인가를 받지 않은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 파업 등 쟁의행위도 불법이며, 부당노동행위를 당해도 구제받을 길이 없다.

 

오는 31일 노조 설립신고를 낼 예정인 전국택배연대노조(택배노조)의 사정도 비슷하다. 택배업종은 CJ대한통운, 로젠택배 등 택배업체 본사가 지역 대리점에 일감을 배분하고, 대리점은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들과 도급계약을 맺는 구조다. 하지만 근무수칙과 매뉴얼, 운행 스케줄 등을 본사에서 결정하는 등 사용자(택배회사)에 대한 종속성이 높다. 택배노조는 지난 1월 창립총회를 열고 택배노동자 노동실태조사, 대리점 부당 계약해지 항의 등 활동을 해 왔으나 설립 필증을 교부받지 못한 법외노조 상태이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다른 특수고용직과 마찬가지로 설립신고가 반려당할 거라는 우려가 있었다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설립신고가 받아들여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사각지대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산재·고용보험 가입범위를 확대해 특수고용노동자들을 보호하자는 논의가 진행된 적 있지만, 노동계는 이같은 방안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노동자 스스로 문제 개선을 주도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판단에서다.

  


근로자성 부정, 노조 설립신고 반려노조법 2조 개정해야

 

하지만 특수고용직 노조가 합법적인 지위를 얻기 어려운 이상 처우 개선은 언감생심이다. 2000년 보험설계사들로 이뤄진 전국보험모집인노조는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가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반려됐다. 2009년 화물차·레미콘·덤프트럭 기사들이 건설노조에 가입하자 노동부는 노조법상 노동자가 아니다라며 이들을 배제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학습지 교사들의 경우, 1999년 노조를 만들어 설립 필증까지 받았지만 2014년 서울고등법원에서 노동자성을 부정당하면서 노조 활동에도 차질이 생겼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조는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노동자를 직업을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해 생활하는 자로 보고 있다. 근로기준법에서의 노동자 개념인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자보다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대법원 판례도 노조법상 노동자는 계약형태가 고용, 도급, 위임 등 어느 형태이든 상관없이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지휘·감독관계 여부 등 그 노무의 실질관계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노조 설립신고를 받는 지자체와 고용노동부가 근로계약 여부만 보고 특수고용직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등 현행법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1950년대에 제정된 노조법을 사용자와 노동자 관계가 불명확해진 현재 상황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인권위와 국제노동기구(ILO) 권고사항이기도 하며 문재인 대통령도 이들의 노동 3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회 환노위에는 이정미 정의당 의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같은 권고사항을 반영해 만든 노조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계약형식과 관계없이 자신이 아닌 다른 자의 업무를 위해 노무를 제공하고 해당사업주 또는 노무수령자로부터 대가를 받아 생활하는 자그 밖에 다른 자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서 이 법에 따른 단결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자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등 특수고용직 형태까지 노동자로 편입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노조법 개정 이전에라도,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행정지침을 통해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조 설립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용우 민변 노동위 변호사는 노동자성 판단의 핵심 징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라며 사용자 종속성을 중심에 놓고 노조법상 노동자성을 구성하는 요건을 적극적으로 해석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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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뉴스 깊이보기]대리운전·택배기사무늬만 자영업자들의 노동조합 만들기, 이번엔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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