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그 동안 정부부처 내에서 '변방'에 속했다. 경제부처 틈 속에서 정책 주도권을 쥐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당 실세 정치인인 한정애 장관이 환경부 새 수장에 오르면서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집권 후반기 최대 과제인 탄소중립도 설계해야 해 환경부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환경부, 국회에 따르면 한 장관은 장관 취임 직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당·정·청 간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이었다. 3선 의원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했다. '잘 나가는' 정치인이었다. 한 장관 취임으로 환경부 입지가 달라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환경부는 정부 부처 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진 못했다. 환경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환경부 입장은 경제, 산업 논리를 앞세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 부처에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환경부 내에서도 자신들은 소수라는 자조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정도였다.

 

지난 20일 한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왔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부처간의 여러 가지 조율 문제 때문에 환경부가 소극적인 부분이 있는데 국민 입장에서 먼저 환경부가 끌고 가는 모습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장철민 의원 역시 "환경부는 정책 현안에 있어 부처 협의나 관계 속에서 주도권을 쥐지 못했고 산업, 경제 논리에 치여 환경적인 부분을 관철하지 못했던 일들이 너무 많다"며 "규제 중심 부처이다 보니 새로운 산업, 기술 개척 또는 지원하는데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에선 한 장관에 기존과 다른 환경부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나왔다. 한 장관도 변화를 시사했다. 그는 "맨 앞에 서서 화살을 맞겠다"면서 "어떻게든 백업해 줄테니 환경부 공무원들이 나가서 큰 소리 치고 오라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마침 환경부는 탄소중립, 그린 뉴딜 등 문재인정부 집권 후반기 최대 국정과제를 맡게 됐다. 한정애라는 '인물 파워'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 주도권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 장관은 정책 주도권을 쥐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그는 취임 첫 현장으로 전기차·수소차 전진기지인 현대차 전주공장을 방문했다. 환경부 장관이 취임 첫 현장 일정을 환경 관련 현장이 아닌 산업계 현장을 찾은 것은 이례적이었다. 모든 초점을 탄소중립에 맞춘 현장 행보였다.

 

한 장관을 맞은 환경부 직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 환경부 과장은 "환경부는 그 동안 경제부처와 반대논리에 서서 정책을 두고 논쟁하거나 경쟁할 때가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정애 장관이 환경부 입장을 강하게 어필해 줄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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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실세' 한정애 지휘, '변방' 환경부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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