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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가족과 같이 사는데, 얼굴을 볼 수 없어요"

의정활동/언론보도

by jjeun 2017. 12. 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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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론관(기자회견장) 기자회견은 곧 눈물바다가 됐다. 시력을 잃은 피해자도, 자리는 주선한 국회의원도 모두 눈물을 쏟았다. 메틸알코올(메탄올) 중독 실명 피해자 이현순(29)씨는 당차게 발언을 시작했지만, 곧 그의 목소리는 흐느낌으로 바뀌었다.

 

"대한민국 국가는 사고가 나면 왜 쉬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화가 나요. 우리 피해자들 화가 나는 게 뭐냐면. , , 죄송합니다."

 

현순씨는 두 손으로 눈물을 계속 닦았지만,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녀는 곧 마음을 추스르고 발언을 이어나갔다.

 

"피해자들은 가족과 같이 살고 있는데요. 가족 얼굴 못 보고 사는 게 너무 힘들어요, 흑흑. 가족 얼굴 제대로 보고 싶어요, 흑흑."

 

주변에서 흐느끼는 현순씨에게 발언을 그만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현순씨는 "더 할게요"하면서 말을 이었다.

 

"2014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확한 진상규명이 있었으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제대로 된... 죄송해요. 못하겠어요."

 

결국 이현순씨는 발언을 포기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정론관 바깥으로 나간 뒤 펑펑 울었다.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2015~2016년 메탄올 중독 실명 피해자와 가족들의 기자회견은 눈물바다였다. 피해자 6명 가운데,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2명을 제외한 4명이 참석했다. 이현순씨에 앞서 또 다른 피해자 이진희(29)씨의 아버지 이아무개씨 역시 눈물과 깊은 한숨이 섞인 발언으로 참석자들을 울렸다.

 

"저희 딸 진희는 시각장애 1, 뇌병변 4급 정신장애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것뿐만 아니라 추가로 발병한 자궁내막 증식증과 상세불명의 자궁 및 질 출혈로 여자 생식 나이 42살이라고 합니다. 곧 폐경이라고 합니다. 이제 겨우 30(29)인데 말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달 29<오마이뉴스>가 기존 피해가 발생한 2015~2016년보다 1년 앞선 2014년에도 메탄올 중독 실명 피해자가 있다는 보도에 따른 것이다. 중국 동포 남아무개씨는 20143월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을 세척하는 하청업체에서 일한 지 4일 만에 메탄올 중독으로 두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는 그해 11월 중국으로 돌아갔다.

 

기자회견을 주선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4(사고가) 사회적으로 좀 더 이슈화가 되고 노동부 내에서라도 조사가 진행됐다면, (2015~2016) 6명의 노동자가 파견공정에서 실명하고 몸을 가눌 수 없는 처지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 박근혜 정부 노동부 장관 고발

 

피해자들은 이날 박근혜 정부 당시 방하남·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이덕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산지청장을 직무 유기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박근혜 정부의 고용노동부는 파견법 개정을 통해 제조업에서도 파견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데에만 골몰하고 있었기에 의도적으로 이러한 사실(2014년 사고)에 눈물 감았다. 파견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노동개혁 드라이브에 찬물이 끼얹어질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정애 의원은 세월호 참사 때문에 박근혜 정권 차원에서 2014년 메탄올 중독 실명 사고를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43월 이 사건이 발생했고, 조사를 시작하려고 했던 시점이 20144월로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때였습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위치가 안산이었기 때문에 이걸 덮고자 했었는가. 정권 차원에서 이것까지 드러나서는 안 된다고 하는 모종의 음모가 있지 않았나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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