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단독] 네팔 홍수 수색 한창인데‥코이카 수장은 '복붙' 남미 출장

네팔 대홍수로 우리 국민 9명이 연락 두절돼 정부가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던 시기, 우리 정부가 파견한 해외긴급구호대, KDRT의 사무국을 맡은 한국국제협력단, KOICA의 수장은 남미 출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KOICA는 네팔 구호 '실무 책임' 기관인데‥수장은 남미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OICA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동호 KOICA 이사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6일 수행원 3명과 함께 에콰도르·페루로 출국했습니다. 일정은 5박 7일이었고, 예산은 약 4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당시는 네팔 홍수 구조가 한창이던 시기였습니다. 8월 27일 대홍수가 발생하자 정부는 정부합동신속대응팀과 KDRT를 현지에 파견했고, 구호대는 8월 29일부터 9월 8일까지 헬기·드론을 동원한 공중수색과 도보 수색을 하루도 쉬지 않고 이어갔습니다. 김 직무대행이 출국하기 전날인 9월 5일에는 위어댐 부근 터널에서 중국인 생존자 1명을 구조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리 국민 9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였습니다.
해외긴급구호대는 외교부가 구호대장을 맡고, KOICA는 물류와 예산을 총괄하며 현장 활동의 조정과 지원을 담당합니다. 구호 실무를 책임지는 기관의 수장이 수색이 진행되는 와중에 자리를 비운 셈입니다.
■ 출장 일정도 1년 전과 '복붙'

출장 내용도 긴급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김 대행은 에콰도르에서 국가 유전자원 데이터 은행 설립사업 기증식과 중간성과 보고회 등에 참석했습니다. 페루에서는 광업 홍보관 등을 시찰했습니다.
특히 에콰도르 일정은 1년 전 출장과 판박이입니다. 홍석화 KOICA 상임이사는 지난해 10월 18일부터 26일까지 에콰도르를 방문했습니다. 당시에도 에콰도르 외교부 장관을 면담했고, 유전자원 데이터 은행 사업의 기증식에 참석했으며, 법정계량 사업을 점검했습니다. 방문 기관과 사업이 그대로 겹칩니다. 상임이사가 이미 다녀온 일정을 재난 대응이 한창인 시기에 기관장 직무대행이 직접 소화했어야 하는 필요성과 시급성이 과연 있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네팔 구호 활동 중 출장 '셀프결재'‥이례적으로 보도자료도 안 내
출장이 오래전부터 확정돼 바꿀 수 없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출장 계획 결재일은 지난달 2일로, 네팔 대홍수가 발생한 지 엿새 뒤, 구호 활동이 한창 진행 중이던 때입니다. 재난 상황을 알면서도 출장을 '셀프 결재'했다는 얘기입니다.
KOICA는 이번 출장에 대해 보도자료도 내지 않았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이사장의 해외 출장 10건 중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은 것은 이번 건이 유일합니다. 시기의 민감성을 스스로 알고 있었고, 이를 알리지 않은 채 은밀히 진행시키려 한 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김 직무대행은 경영전략본부 상임이사 임기가 지난해 12월 끝났지만,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부터는 이사장 공석에 따라 직무대행을 맡고 있습니다.

한정애 의원은 "모든 국민이 네팔 우리 국민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고, 정부가 수색·구조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던 시기였는데도 해외긴급구호대 사무국을 맡고 있는 KOICA의 이사장 직무대행이 불요불급한 해외 출장을 떠난 건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 의원은 "오는 27일 종합 국정감사를 통해 이사장 직무대행의 해외 출장 필요성과 성과를 꼼꼼히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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