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단독] 허위 검수에 1700만원 집행…외교부는 '주의'로 끝
외교부 산하 한아프리카재단,
회계연도 위반·허위 문서 작성 등
감사 결과에도 가벼운 조치

외교부 산하 한·아프리카재단이 발주한 홍보책자의 절반만 받고도 전량 수령한 것처럼 검수조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외교부는 정기감사에서 이를 적발하고도 기관과 담당 부서장에 주의 조치만 내려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외교부의 '2025년 산하기관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해 5월 브로슈어 2000부 가운데 국문본 1000부만 수령했다. 담당 직원은 전량 납품이 완료된 것으로 검수조서에 서명했다. 인쇄비 1200만원을 전액 지급했다.
이 같은 일은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12월 재단 담당 부서장과 실무자는 영문·불문 디자인 완성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수령을 완료했다며 검수조서에 허위 서명했다. 재단은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비 500만원을 지급했다. 두 차례에 걸쳐 허위로 작성된 검수조서를 근거로 총 1700만원이 납품 완료 전에 집행된 셈이다.
회계연도를 넘겨 비용을 정산한 사례도 확인됐다. 재단은 2023년 7월 완료된 국문본 디자인 비용을 이듬해인 2024년 제작 경비에 포함해 지급했다. 2024년 4월 발생한 국문본 150부 인쇄 비용은 2025년 제작 경비로 정산했다.
번역비 지급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재단은 번역업체와 별도 계약을 맺지 않은 채 인쇄업체에 디자인비 명목으로 지급한 500만원 가운데 316만8000원을 번역업체에 대신 지급하도록 했다. 담당 부서장은 디자인과 인쇄 의뢰 등을 업체와 구두로만 협의하고 견적과 비용 산출 증빙자료도 확보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디자인·인쇄 비용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감사에서 드러났다.
외교부는 재단에 관련 규정과 지침을 준수하라는 '기관주의'를, 회계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담당 부서장에게는 '개인주의'를 내리는 데 그쳤다. 한 의원은 "납품받지 않은 결과물을 받았다고 서명해 예산을 집행한 것은 단순한 업무 착오로 넘길 일이 아니다"며 “외교부는 산하기관의 회계 부정을 막을 감사·감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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