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단독] 유엔사, DMZ 출입 최소 9차례 거절‥정부·지자체·학계도 '불허'

유엔군사령부가 유흥식 추기경과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의 비무장지대 출입을 허락하지 않아 'DMZ 관할권'을 놓고 우리 정부와 마찰을 빚은 가운데, 우리 정부·지자체 등의 비무장지대 출입 신청을 지난해와 올해 최소 9차례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이 확보한 비무장지대 출입신청 처리 내역에 따르면, 유엔사는 '판문점 특별견학 프로그램'이 재개된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통일부가 전달한 출입요청 66건 가운데 9건(13.6%)을 불허했습니다.
출입을 불허한 9건 가운데는 한국 정부기관 2건과 지자체 1건이 포함됐고 학계와 종교계의 신청도 있었는데, 지난해 7월 유엔사의 불허로 판문점 방문이 무산된 유흥식 추기경의 사례도 담겼습니다.
유엔사는 당시 "유흥식 추기경 측이 방문 희망일에 임박해 출입 승인을 신청해 승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해당 사례 1건을 제외한 나머지 신청자들은 모두 1~3개월 전에 출입을 신청했음에도 불허 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일부 주관의 판문점 특별견학은 우리 정부가 '정책 고객' 등을 대상으로 사전에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는 제한적 민간인 견학 프로그램으로, 국민 누구든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일반 견학'과는 구분됩니다.
유엔사가 출입을 승인하기까지 걸린 시간도 천차만별이어서 하루만에 승인을 통보한 경우가 있는데 반해 2주일 이상 소요된 경우는 8건이었고, 이 가운데 4건은 승인 통보까지 3~4주가 걸렸습니다.
통일부는 "비무장지대 출입은 정전협정과 유엔사 규정에 따른다"며 "유엔사는 출입 신청서를 전달받고 이에 근거해 승인 여부를 재량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국방부와 문체부·행안부 등과 협업해 'DMZ 평화의 길' 테마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재작년부터 중단 상태인 비무장지대 내부 구간을 다시 개방하기 위해 유엔사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내부에서는 유엔사가 불허 사유를 명시적으로 통보해오지 않아 일일이 문의해야 알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유엔사 측은 불허 이유와 배경을 분명히 설명하고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협정의 성격을 "순전히 군사적 성질에 속한다"고 규정한 정전협정은 비무장지대 출입·통과 허가권을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에 부여하고 있으며, 현행 유엔사 규정은 DMZ 출입 3일 전까지 유엔사 군정위 비서처에 신청서를 접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절차에 대한 규정일뿐 구체적인 승인 기준과 처리기한이 공개돼있지 않고, 불허 처분에 불복하는 절차도 규정돼있지 않아 국내법상 관리 주체와 기준 없이 평화적·비군사적 방문에 대해서까지 유엔사 재량에만 의존하는 구조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해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된 'DMZ법'은, 평화적·비군사적 이용을 위한 DMZ 출입에 한해 통일부 장관이 'DMZ평화이용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승인권을 국내법으로 제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정애 의원은 "DMZ 영토주권을 위해서는 군사적 특수성과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면서도 출입 절차와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정립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DMZ의 평화적 이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출입 문제도 책임있게 조정·관리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사는 "정전협정과 기존 절차에 따라 비무장지대 출입 신청을 검토하며, 각각의 목적과 범위는 물론 안전·보안 또 작전상의 요구 등을 바탕으로 이를 심사한다"며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에는 요청 기관에 이를 통보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사는 "한국에서 계류 중인 법안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며 다만 "한국의 입법 절차를 존중하고, 정전협정에 따른 책무를 이행하는 가운데 한국 측과 긴밀한 협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사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