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국회의원] 늑구 탈출 사건으로 본 우리나라 동물원의 나아갈 길






29일(수) 오전, ‘늑구 오월드 탈출 사건’을 계기로 우리 동물원의 실태를 점검하는 긴급 토론회에 함께 했습니다.
이번 사태 직후 제가 SNS에 대전오월드와 청주동물원을 비교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청주동물원이 완벽해서가 아닙니다. 그들이 지향하는 '방향성' 때문입니다. 단순히 가둬놓고 구경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야생에서 다치거나 버려진 동물들을 치유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전오월드나 청주동물원 모두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공영동물원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하지만 지향점은 너무나 다릅니다. 과거 '뽀롱이 사태'의 아픔을 기억하는 시민들은 이번 늑구 사건 때 "절대 그런 방식으로 잡아서는 안 된다"며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셨습니다. 자발적으로 수색에 참여하는 분들을 보며 우리 시민들의 생명 존중 의식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실감했습니다.
문제는 정책 현장이 시민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전시는 오월드 개선을 위해 약 3,0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그 예산이 동물의 생태적 환경개선이 아니라 관람객 유치를 위한 놀이기구 확충에 쏠려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이 동물은 원래 이런 특성이 있어서 이렇게 보호받고 있는 거야"라고 설명해 줄 수 있는 생태적 환경과 거리가 멉니다.
이제 동물원법이 개정되어 허가제로 전환됩니다. 하지만 제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엉망진창인 시설이 이름만 걸고 유지되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공영동물원은 민간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로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동물원을 나서며 미안함이나 슬픈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잘 관리되고 보호받고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될 때까지 정책 집행 집단의 노력과 예산 투입을 이끌어내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겠습니다.
(핵심사항)
① ‘먹이주기·접촉 체험’ 등은 법 취지에 맞게 정비 필요
② 허가제는 형식 아닌 엄격한 기준 적용과 허가권자의 전문성 확보 필요
③ 폐업·부도 등에 대비, 동물의 재산이 아닌 생명으로 다루는 기준 마련 필요
④ 허가 기준 통과하지 못한 동물들 수용한 보호시설 확충
⑤ 민간동물원에 대한 재정 지원, 신중한 접근 필요 등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