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위의장] 제72차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26년 3월 26일(목) 오전 9시 30분
□ 장소 : 국회 본관 원내대표회의실
■ 한정애 정책위의장
✔ 출퇴근시간 어르신 대중교통 무료 이용에 대한 일부 제한은 초고령화 사회, 초고유가 시대 해결을 위한 논의 과제입니다.
“노인 등의 무료 이용을 출퇴근 피크시간에 한두 시간만 제한하는 것은 어떤가. 연구해 보자”라고 하신 대통령의 말씀은 초고유가 시대, 국민들이 대중교통을 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입니다.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하거나 대상 연령을 변경하자는 내용이 아닙니다. 이번 주제에 대해서만큼은 갈라치기 용어를 사용하거나 정쟁화하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차량 5부제 실시로 인한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집중도를 감안해서 출퇴근 시간대부터 어르신 무임승차를 단계적으로 제한해 대중교통을 보다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당은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 우리 자본시장이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중동전쟁 발발 한 달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코스피 지수가 5000 중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의 강력한 선진화 정책과 입법으로 자본시장의 기초체력이 개선된 것입니다. 위기 속에서 진가가 발휘되듯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중동 위기로 검증되고 있습니다.
중동 위기에 대한 정부의 비상한 대응도 자본시장에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신속한 전쟁추경 추진, 대체 물량 확보 및 비축유 방출 등 원유 수급 안정과 물가 관리 총력, 환율안정 정책 등 중동발 경제 불안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경제 역량이 코리아 프리미엄을 이끌고 있습니다.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을 사면 세제 혜택을 주는 국장 복귀 계좌인 RIA 상품도 23일 출시되었습니다. 시장 반응도 좋습니다. 23일 출시 첫날에만 약 9천 개의 계좌가 개설되었고, 24일 오전 10시 기준, 약 1만 5천 계좌가 개설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제도 시행으로 해외주식 투자가 국내 시장으로 유입되며 외환시장 안정과 증시 유동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회에서는 환율안정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환율안정을 뒷받침하도록 하겠습니다.
✔ 국내 석유 시장 공급가격의 원가 산정 및 사후정산의 문제점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국내 정유사의 세전 판매 가격은 아시아 최대 석유 제품 시장인 싱가포르부터 석유 제품을 수입한다고 전제하고 그 수입 가격에 관세, 수입 부과금을 가산하여 책정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유사는 실제로 원유를 사다가 정제해서 파는데 가격은 마치 싱가포르에서 완제품을 수입해 오는 것처럼 산정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제 마진이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국내 소비자 가격 결정 기준이 공급원가가 아니라, 수요 상황에 따라 수시로 움직이는 제품 가격이라는 것이죠.
싱가포르 맙스(MOPS)기준은 글로벌 시장 가격 연동이 불가피하다는 명분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실제 원가 기반 정산 방식보다 정유사가 정제 마진을 추가로 가져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번에 중동전쟁 상황에서 벌어진 고유가에 대한 공정위와 검찰에서 정유사 간 담합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가격 결정 구조를 그냥 두면 담합은 근절되지 않고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도 정착되지 않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유가에 대한 원가 산정 구조를 개선하고 사후정산 구조를 사전 고지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해야 합니다.
한국의 사후정산제의 본질은 최종 정산 가격의 재량권을 정유사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절대적 갑의 위치에 있고, 가격 하락 시기에는 이미 싸게 공급한 유류의 공급가를 추후에 올려버리는 행위도 가능한 구조입니다.
최근에 정부가 2026년 3월 정유사 공급가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는데 주유소 입장에서 보면 최초로 공급 가격이 확정된 상태여서 오히려 예측가능성면에서 반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행 사후정산, 또 맙스 연동 방식은 기술적 불가피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유사의 가격결정 재량권과 정보 비대칭을 유지하려는 구조적 이해관계의 문제입니다. 원가 기반 사전 확정가 고시 방식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고 실제 선진국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고 이를 시행하는 것은 의지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EU, 호주, 일본 등은 우리처럼 공급가를 사후 확정 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 확정 방식을 택하고 있고 사전 고시가 국제표준에 더 가깝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은 정유사가 매일 터미널 별 랙 가격을 사전에 고시합니다. 주유소가 그 가격을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합니다. 주유소의 판매가는 터미널에서 지불한 가격과 긴밀하게 연동됩니다. 즉 터미널 수령 전에 가격을 알고 거래하는 구조입니다.
영국이나 독일 등 유럽도 터미널 도매가를 시장에 투명하게 공시하고 사전에 확정되어서 거래됩니다. 일본은 정유사가 주 단위로 공급가를 사전에 공표합니다.
한국은 주·월 단위로 임시 가격을 적용한 후에 사후에 정산합니다. 매우 이례적입니다.
모든 주요국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구조는 공급 전에 가격을 알고 거래한다는 것입니다. 싱가포르 가격 같은 국제 시황을 기준으로 삼더라도 그 기준을 사전에 공개하고 구매자가 선택권을 갖는 것과 한국처럼 가격을 모른 채 수령한 뒤에 한 달 후에 정산되는 것은 구조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한국의 사후정산제는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방식입니다.
자체 정유사를 보유한 국가 중에서 실제 원유를 정제해 놓고도 가상의 수입 패리티 기준을 적용하는 나라 역시 국제적으로 극히 드뭅니다. 한국은 바로 그 드문 국가의 사례입니다.
참고로, 주유소 업계는 유류 가격이 리터당 얼마인지도 모르고 정유사가 입금하라고 하면 임시가 금액을 사전에 현금으로 정유사에 입금합니다. 물론 직영주유소는 좀 다르겠죠. 정산은 대체로 한 달 후에 하는데, 정산 때 차액을 돌려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현금을 받아놓고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차액은 환불이 아니라 다음 사입 때 포인트처럼 사용됩니다.
이것은 단순한 사후정산이 아니라 주유소를 정유사에 종속시키는 구조입니다.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지 못하고 다음 구매에만 쓸 수 있으니 주유소는 해당 정유사와 거래를 끊을 수도 없는 구조가 됩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차액은 여유로 운용하는 돈이 되는 것이죠.
소급 적용 문제도 지속됩니다. 정유사 등 석유 정제업자들 사이에서는 주유소 제품을 공급할 때 사전에 통보했던 가격을 뒤늦게 높여서 소급 정산하는 관행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즉, 임시가보다도 최종정산가가 더 높게 나오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데 주유소 입장에서 보면 이미 소비자에게 팔아버린 기름에 대해서 더 높은 원가를 소급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손해를 보고 이미 팔아버린 상황이 되는 것이죠.
길게 말씀드렸습니다만, 공정하지 않습니다. 가격 결정이 너무나 불투명합니다.
우리는 자체 정유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서 가격 기준을 실제 원가 또는 실물 거래에 기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원가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변동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당정이 함께 개선책을 마련토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