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단독] 2년간 캄보디아 경찰 주재관 증원 요청했지만…尹 정부 행안부가 거절
[국감브리핑] 납치·감금 피해 1년 사이 10배 급증…현지 경찰 인력 3명뿐
외교부가 납치·감금 등 한국인 대상 강력 범죄가 급증한 캄보디아에 경찰 주재관 증원을 요청했으나, 행정안전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는 2024~2025년에 주캄보디아대사관에 경찰 주재관 추가 배치를 요청했으나 윤석열 정부 때 행안부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재외국민 보호 역량 강화를 위해 경찰청 등과 협의해 소요 정원을 제출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는 경찰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의 경찰 인력이 근무 중이다. 현지에서 발생하는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사기 등 범죄가 급증하면서, 이 인원만으로는 사건·사고 대응과 수사 공조를 병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우리 국민 피해는 2023년 134건에서 2024년 348건으로 늘었고, 2025년 상반기에만 이미 303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납치·감금 피해는 2023년 21건에서 2024년 221건으로 10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213건을 넘어섰다. 피해 유형은 대부분 고수익 취업을 미끼로 한 온라인 사기 조직의 감금·폭행 사례로, 피해자들이 불법 행위에 동원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8월엔 경북 예천 출신의 20대 대학생이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또 다른 한국인 2명이 160일간 감금·폭행당하다 구조된 사실도 알려지면서 캄보디아에서의 한국인 대상 범죄가 사회적 문제가 된 상황이다.
정부는 현지 경찰과의 공조 강화와 피해 신고 절차 간소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캄보디아 범죄 확산 관련 보고를 받고 "국민 보호를 위해 외교적으로 총력 대응하라"라고 지시했다. 이에 조현 외교부 장관은 쿠언 폰러타낙 주한캄보디아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수도 프놈펜 지역의 여행경보를 '특별여행주의보'(2.5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경찰청도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공조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오는 23일 개최되는 국제경찰청장회의에서 캄보디아와의 양자회담을 열어 코리안데스크 설치와 경찰 추가 파견을 논의하고, 현지에서의 부검 및 수사 공조 강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정애 의원은 "2023년 21건이었던 납치·감금 건수가 2024년 221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윤석열 정부는 정원을 이유로 캄보디아 경찰 주재관 인력 증원 요청을 거절했다"며 "캄보디아 우리 국민 납치·감금 피해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 조치 전반에 대해 이번 국정감사에서 낱낱이 밝히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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