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트럼프 2기 출범 후 ESTA 거부 급증…한정애 의원 "외교부, 경고등 외면했다"
"대미 투자 속 재발 방지 위한 비자·체류 대책 필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기업인과 근로자의 미국 입국이 거부되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서울 강서병·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ESTA(전자여행허가제) 발급 후 미국 입국 거부 건수는 2025년 상반기에만 106건에 달했다. 이는 2023년(119건), 2024년(129건) 연간 총 건수에 맞먹는 수준이다.
문제는 해당 수치가 주미공관에 신고된 사례만을 집계한 결과라는 점이다. 미신고 건까지 포함하면 기업별로 수십~수백 명 규모의 입국 거부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사례도 잇따랐다. 지난 6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 엔지니어들이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 장비 설치·점검 차 출국했다가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대거 입국이 거부됐다. 5월에는 현대자동차 기술 인력이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공항에서 비슷한 사유로 입국을 막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해 11월 출범 이후 강경한 이민정책을 추진하면서 이미 경고 신호가 여러 차례 감지됐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외교부가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이다. 특히 최근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 근로자 단속 사태는 국토안보국(HSI) 창설 이래 최대 규모 작전으로 수개월간 준비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경제안보 이슈 대응을 위해 설치한 경제안보센터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 의원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미국 내 7개 주 14개 공장에 558억달러(약 76조6000억원)를 투자했고, 현대차그룹은 205억달러(약 28조원), SK그룹은 AI·반도체 분야에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했으며, 현대차는 추가로 28조80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계획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조지아주 HL-GA 배터리 공장 단속 같은 일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향후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 기업들과 공조해 대미 프로젝트 관련 직원들의 체류 지위와 비자 체계를 점검·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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